자전거이야기

6월13일 우여곡절속의 궁평항

2도더뜨거운가슴 2010. 6. 14. 20:41

주말비소식에 안절부절했는데, 결국비가온다.

월드컵응원도 시청으로 가려다가 결국 호프집에서 맥주마시며 시청하는걸루 대신했다.

축구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은 어느정도 말라있다.

'음~ 낼쯤이면 길도 뽀송뽀송해지고 잔차타기 좋겠구만...'

 

새벽 다섯시 창문을때리는 빗소리에 잠이깨버렸다.

'젠장 어젯밤에 개인거 아니어써? 비는 왜 또 오구 난리야...'

일곱시 알람이 울린다. 몸은 자동적으로 베란다 창문을 향하여 밖을 내다보니

비줄기는 많이 가늘어진듯 하지만 그치지는 않았고, 저만치에서 천연색의 우산이 걸어가고 있다.

젠장 오늘은 글렀구나. 밀린잠이나 더 자야겠다.

아홉시를 조금넘긴시간 전화벨이 요란하다. 고고형이다.

"야 어떻게 된거야? 지금 오고있는중이야?"

"이날씨에 무슨 자전거에요. 자동 폭파된거 아니에요?"

"못오면 못온다고 전화를 해야할거 아니야."

"전 비오니까 자동 취소된줄 알았죠."

...

전화하면서 베란다로 나가서 창밖을 내다 보았다.

아직 바닥은 물이 고여있는상태이고, 난간에서 빗방울이 아직 똑.똑.똑. 떨어지고있다.

다시 침대로가서 누웠으나 잠은 이미 깬 상태고 TV를 틀었더니 간밤의 기분좋은 승리소식을 전하느라 바쁘다.

열시 점심먹고나면 한바리 할수 있으려나 하고 밖을 내다봤는데, 다시 비가온다.

제기럴 비 그친다더니 이게뭐야? 맨날 구라만치는 구라청땜시 못살그따.

'오늘은 뭐하지?'

일단은 씻고 밥먹고 티비좀 보고 있는데 해가 비춘다.

종민이한테 전화했더니 그럼 전곡항이나 가자고한다. 오케이~! 콜~~

1시반에 법원에서 만나기로하고 제우스에게도 전화를 하니 오케이란다.

 

비온뒤라 그런가 날이 정말 깨끗하다.

하늘도좋고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도 한풀꺽이고 라이딩하기 딱 좋은날씨...

게다가 차들도 별로없다.

어제 승리감에 취해 술에취해 늦도록 침대를 지키는이들과, 아침까지 뿌려준 비로인해 집을 나서지못한 차들이 많은까닭일것이다.

종민, 종웅, 종은 종브라더스 세명은 몸풀기라이딩으로 궁평항을 향해간다.

"궁평항까지만 갈까요?"

"그래. 뭐 늦게 나온거두 있고...."

...

한 20KM쯤 달렸나? 우스가 아직 몸이 안풀렸나 속도가 오르지 않는다.

종민이가 우스 페이스 맞추면서 같이오는거 확인하고 두명을 버리고 혼자서 짼다.

청북까지만 고고고 40정도로 죽을똥 살똥 싸가면서 내뺀다. 얼마 안남은걸 아니까...

이쯤에 마트가 있었는데... 저기 마트가 보인다. 

잔차한쪽에 세워두고 아이스크림 세개 집어들고선 계산을 기다리는데, 잔차탄놈 둘이서 휙 지나간다.

얼릉 손흔들어 불러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빨고 잠깐쉬었다가 다시 궁평항으로 고고고

이젠 아스팔트가 아닌 시멘트 농로길이다.

맞은편에서 엠티비 두대가 달려온다. "아까 지나온 청북 엠티비 회원들인가? ㅎㅎㅎ"

그런데 두명이 세명이된다. 어라 또한명늘어 네명이다. 이거 마술이야 뭐야...

결국 여섯명이었나보다. 서로 인사하고 지나쳐간다.

여름으로 접어들고있는 풍경은 평화로워 보였다.

모내기를 끝낸 논에 농약을 주러가는지 짐바리 자전거에 삽자루를 싣고 가시는 아저씨도 보이고,

강가에는 강태공들이 자리를잡고 대를 드리우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뭐 노면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냥저냥 탈만했다. 아직까지는...

덥다구 패드바지는 입지않고 스킨슈트만 두겹으로 입었다. 궁디와 안장궁합은 참 잘 맞는듯...

그렇게 농로를 달리다보니 장안대교 밑이다.

'저기를 올라가야할텐데 어디로 올라가나?'

갑자기 종민이가 좌회전이란다. 좌회전??? 길이없는데... ㅡㅡㆀ

갑자기 로드에서 사이클크로스로 종목이 변경되어버렸다.

패달을 풀고 잠시 길을보니 지나갈일이 막막하다.

공사용차량들 오가는길 같은데, 땅은 진흙길이고, 비온뒤라 물도고여있고, 푹푹빠지고 미끄러진다.

때마침 오토바이도 지나가는데, 겨우겨우 지나간다.

'저길 가야한단말이지? 정말 가야하는거야? 다른길은 없는거야? 제기랄...'

'그래 가자. 머 죽으러 가는거도 아닌데...'

가다보니 바퀴는 미끄러지고, 헛돌고 더이상 가기는 무리일듯하다. 차라리 끌고 가야겠다.

긍데...... ㅡㅡ;;; 아~아~악~~~!!! 안돼~~~!!! 으~아~ 썅~~~ 쒸~퐈~악~~!

진흙탕길에 자빠링이다. 3빠링 달성한지가 언제인데, 또 자빠링이야... ㅡㅡ^

질퍽한 이느낌~! 포기다. 긍데 발이 안빠진다. 패달을 빼려구 발버둥쳐도 안빠진다.

그럴수록 바닥과 나는 점점 하나가 돼어가고 있었다.

아까 내려서 진흙을 밟았을때, 클릿에 진흙이묻어 클릿이 너무 빡빡해져 안빠지고 있는것이다. ㅡㅡㆀ

잔차와 내몸의 절반이 진흙색으로 염색이 되고나서야 빠져나올수 있었다.

뭐니머니해서 로드의 생명은 깔끔하고 심플함이다.

로드의 간지요소는 다 빠지고 의욕도 상실하고 기운까지빠지고...

그래도 왔으니 가야지. 궁평항가서 회는 한접시 먹구와야지. 다시 패달질을한다.

이제는 죽어라 달린다. 종민이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믄서...

맞바람을 뚫고 40을 향해서... ㅡㅡ;;; 그렇게 두어번 앞으로나갔더니 안대겠다.

앞에서 끌다가 외쳤다. 잠깐. 나. 물.....!!!

종민이 훅 치고나가고 혼자서 죽어라 밟는다. 그래도 30밑으로 떨어지면 안돼... 안돼... 안돼...

교차로에서 종민이 한마디...

"평지에서도 못붙으면 어떻해요."

'종민아~ 나 아직 초보야... 이제 입문한지 세달도 안됐단 말야... ㅡㅡ;;;'

기아자동차를 끼고 바닷가길로해서 가는길은 회복모드로 천천히 달려간다.

그런데 빗방울이 떨어지는듯하다. 평소같았으면 저때따... 했을텐데

이번엔 오면 오나보다 안오면 안오나보다. 이미 사이클의 간지는 포기한지 오래다.

그래도 비는오지않고 날만 흐리고 말았다. 구리한 날씨속에 화옹방조제도착. 물들어오는 시간이라그런지 맞바람이 강하다.

첨엔 25km로 살살 달리다가 30까지 끌어올리고 33까지 끌어올렸다. 으아 느낌엔 40정도는 되는거같다.

첨엔 종민이랑 같이 끌다가 나중엔 종민이가끌고 난 뒤에서 우쓰밀고...

한번은 밀다가 휘청하는바람에 길옆에 세워놓은차에 들이받을뻔했다.

그렇게 궁평항도착해서 광어랑 우럭 두마리에 3만원, 회한접시먹으며 빠질수없는 막걸리

막걸리 각1병씩마시고, 조개칼국수까지 맛있게 먹은후 술김에 미친척하고 달려가자고한다. 오케바리...

 

귀가길 화옹방조제. 물이 다 들어온후라 바람이 약하다. 폭풍같은 뒷바람을 기대했는데, 미풍이라니...

그래도 이게 어디냐 감사한맘으로 패달을 돌린다. 아까마신 막걸리의 힘을빌어 돌리고 돌리고~~~

35정도는 장난이다. 방조제는 소화라이딩으로 살살가자고 했는데, 한번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니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우쓰가 일단은 좀 떨어지고있었지만 뒷바람이라 걱정은안하고 나아간다. 속도가 40을 넘어간다.

'이건 소화라이딩이 아니잖아' 그러면서도 나도 욜라 패달질이다.

갑자기 종민이가 갈매기를 따라잡겠다고 확 뛰쳐나간다. '쟤 왜저래...' 또 시작이다 죽어라 달리기...

졸지에 개인 TT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한번 40을 넘어간 속도계는 방조제가 끝날때까지 내려오지 않았다.

다시 기아차를끼고도는 해안도로에선 나름 천천히??? 달리고 홍원리가는길에들어선다.

또다시 TT가 시작이 되었다 40이하는 속도도 아니다 개나 줘버리란듯 한번올라간 속도계는 내려올줄 모른다.

뭐 출발시간이 2시가다되어 출발하는바람에 늦어 서두른것이 그렇게 달리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장안대교를 올라서서 38국도까지는 살살달리고 38국도 들어서서 평택까지가 20키로.

35분내 도착을 목표로 죽어라 달린다. 아이구야 죽겠구나. 죽겠고마...

평지는 40, 낙타등 올라갈때도 30이상 내려갈때는 50이상 속도계 고장난거 아냐? 죽어라 밟고 밟고밟고

조금높은 낙타등에서 종민이를 노쳤다. 100미터는 좀 넘을듯 싶기도하고...

그래도 좀 긴 내리막이라 종민이 따라잡으려죽어라 밟는다. 45.46.47....

따라붙으려면 여기밖에 없다는 생각에 온힘을다해 패달질이다.

이젠 앞도안보고 길 확인할정도만 바라보며 온힘을다해 쪼차가는데 간격이 절반정도로 좁혀졌다.

그런데 갑자기 쿵.쿵. 두번의 강한 충격이있고 스르륵.스르륵 뭐가 닿아쓸리는 소리가 난다.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은덕에 홀을 밟은것이다. 오늘의 교훈하나 아무리 힘들어도 전방주시는 똑바로하자.

아~놔~~~! 이러면안돼. 이건아니지... 니미럴 아~ 썅~~

펑크다. 그것도 앞뒤 더블펑크다. 제기랄 예비튜브는 하나뿐인데, co2펌프도 하나뿐인데...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종민이는 달리느라 불러도, 전화해도 평택으로 가는거밖에 모른다.

빵꾸가 작아 때울수 있기만을 바랄뿐이다. 얼마후 우쓰가 도착한다.

타이어를 분리하고 튜브에 바람을 넣어보니 바람이 차지아 않는다. 뭐 워낙에 빵꾸가 큰 탓이다.

찢어졌다. 림에찍혀 1cm정도씩 찢어진게 두곳이나... 혹시나 때워질까 싶었지만 역시나 안된다.

그래도 다행이 우쓰의 예비튜브가있어 그걸로 갈아끼웠다. 아~! 이만원 날라갔구나...

한참 튜브 갈아끼고 있는데, 종민이가 전화한다. 아직도 안오고 뭐하냐고... ㅡㅡ^ 염장질...

기둘려라 금방간다. 어지간하면 신호무시 쭉쭉달린다. 평택시장을 지나니 이제는 다왔구나 싶다.

국민은행앞 편의점에서 기다리고있는 종민이와만나 아이스크림 하나씩먹고 각자 집으로 헤어졌다.

그렇게 산전수전 다겪은 오늘의 라이딩도 끝이났다.

이눔의 만신창이 몸과 함께 고생한 잔차를 씻어줄까싶어 셀프세차장을 갔지만

어둡기도하고 세차하기가 어설퍼서 에어로 구동계쪽과 손이 잘안닿는부분만 훅훅 불어준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휠셋 분리하고 칫솔하나 들고 화장실가서 후레임 쓱쓱 닦아주었다.

시커멓게 변한 바테이프도 깔끔하지는 못하지만 새척해주고나니 다시 로드의 간지가 살아난다.

그래 뭐니뭐니해도 로드의 간지는 귀족같은 깔끔함과 심플함이야... 음하하

오늘의 라이딩은 대략 110키로 정도

평속은 30정도될듯하다.

어찌된일인지 빵꾸가 나면서 이전의 기록들이 다 날라가 버렸다는... ㅡㅡ;;;

 

담주는 화천대회. 뭐 좋은성적보다는 잼나고 기억에 남는 대회를 목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