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이야기

11월 2일 백두대간 그란폰도

2도더뜨거운가슴 2013. 11. 5. 17:36

그간 다녀본 대회중 가장 깔끔한대회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화천dmz 대회와 백두대간그란폰도 가신다면 후회없을거라 자신있게 추천할수있다.

다만 백두대간 그란폰도는 초보가 갈경우 눈물 쏙빼고 

돌아올쯤엔 욕쟁이할머니 부럽지않을만큼 찰진욕이 입에 짝짝 붙을만한 그런 코스라는거...


대회공지가 올라왔다.

혹시나 같이갈사람이 있을까하여 참가자 조사를 해봤는데, 참석자가 영 신통치않다.

몇몇 관심자가 있긴했는데, 최종적으로는 한택형, 기환이, 종웅이, 효근이까지 다섯명이다.

국영이가 코스에대하여 엄청난 압박을 줬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어쩌다보니 대회를 앞두고 며칠연짱 음주에 몸도 피곤하고,

입안 여기저기 헐어서 지뢰밭에 컨디션은 하락세다. 

암튼 어찌저찌하여 대회날이다.

종웅이차에 자전거 다섯대를싣고 풍기 동양대학교를 향한다.

대회장이 가까워질수록 자전거 싣고가는차량들도 점점 눈에띈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이미 수많은 차량이 도착하여 번호표 배부받고 검차받고 분주하다.

우리도 얼른 번호표 배부받고 출발준비를 마친다.

출발선에서보니 사람들 엄청나게 많다.

앞쪽에서 사람들과 경쟁하다보면 사고도 걱정되기도하고

같이간 일행들과 함께달릴생각에 중간 뒤쪽에서 출발한다.

옥녀봉까지는 퍼레이드 구간이라 뒤에서 슬슬슬 간다.

종웅이 뒤에있는거 확인하면서 가다보니 다른일행들은 골인후에나 볼수있었다는 후문...


앞으로도 뒤로도 끝이 안보이는 자전거 행렬이 이어진다.

점점 경사도는 올라가고 하나둘 쳐지기 시작한다.

그사이를 비집고 올라가야하는데, 뭐 비집고 들어갈틈이없으면 속도를 확 죽여야하고

틈이 보인다싶으면 얼릉 통과해야하고 그렇게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속도가 느리다보니 경사도는 이미 세어질대로 세어졌는데, 기어가 여러장 남아있다.

아차 싶었다. 

다리에 젖산이 쌓여 굳어옴을 느끼고 얼릉 기어를 털고 케이던스를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점점 굳어지는 다리를 꾸역꾸역밟아 보는데 경사도는 자비가 없다.

국영이가 향후 몇년간 안온다고 했던 이유를 알만하다.

좌우로 갈지자전법을 쓰고싶어도 사람들이 너무많아서 그것마져도 불가능하다.

거기에 날이 쌀쌀할듯하여 융자켓을 입고왔는데, 날씨가 푹푹찐다.

더구나 업힐에서 더워 죽을지경이다.

이미 사람들은 중간중간에서 자켓벗고 바람막이벗고 토시벗고한다.

머리속에선 "포기하면 편해~" 자꾸만 유혹한다.

나도 옷을벗고 싶은 맘이 굴뚝인데, 이게 융자켓이라 부피도크고 무게도있고 이걸 어찌할찌 걱정이다.

속에는 반팔티를 입기는 했지만 빕이 바로보이는데, 보기에 흉할듯하여 걱정이고...

그래도 어쩔수없다. 쪄죽는거보다야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벗고 보자는 맘에 자전거를 세우고 자켓을 허리춤에 묶는다.

환이가 휘익 지나간다.

사람들 잘 올라간다고 감탄을한다.

저걸 따라가야하는데... 

마음은 환이를 따라가고 있는데, 몸은 제자리..

몇번 페달링을하고 댄싱을하고...

긍데 허리춤에 묶어놓은 자켓이 안장에 깔리고, 댄싱하려 일어서면 안장에걸려 거추장스럽고...

이것을 어찌어찌 겨우겨우 올라가려는데, 도저히 거추장스러워서 안될듯하다.

다시 멈춰서 이번엔 목에 묶었다.

어라 이건 목을 조여서 숨쉬기가 힘들어... ㅜㅜ;;;

이걸다시 어깨로 대각으로 묶었더니 좀 덜하긴한데, 

주머니에 핸드폰까지 넣어놨더니 묵직한게 좌우로 덜렁덜렁 영 거추장스러워서 안되겠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우왕좌왕하고있는데, 종웅이가 올라간다.

얼른따라가야지 싶어 핸들바에 대충 둘둘말아 묶었는데, 완전좋다.

왜 진작 이생각을 못했는지...

그러고나서 종웅이와함께 어찌어찌 정상까지 올라왔다.

옥녀봉에선 힘들고 더워 죽을뻔했다는거외에는 생각도 나지 않는다.

옥녀봉 정상에서 목축이고 물보충하고 소변도 해결하고 내려가려는데, 통제한다.

아래서 사고가나서 사고 수습하고 보내준단다.

뭐 대충 들리는말로는 바이크가 못따라갈정도로 쏘고갔다는데...

(내가 대충 70키로 가까이 달리는데 바이크가 쑤욱 지나갔다. 그럼 대충봐도 80정도???)

암튼 대충 수습이 끝났는지 통제를풀어주고 다운힐을 시작한다.

뒤쪽에선 사람들과 엉킬까 걱정되어 앞쪽에서 내려간다.

다운힐이 끝날때쯤엔 몇명이 앞쪽에 보였는데, 종웅이끌고 쭉 나아가다 뒤를보니 내뒤로 다들 쫙 붙어있다

몇몇이 나오긴 했는데, 로테이션보단 어택성이라 계속 선두다. ㅜㅜ;;;

저만치 한명따라잡고 또 따라잡고 하다보니 오르막 시작이다.


오르막 시작과함께 사람들은 앞으로~~

이번 업힐은 5~6퍼센트 내외의 나즈막한 업힐이라 종웅이 속도에맞춰 숨을고른다.

종웅이가 먼저가라고한다.

슬슬 페이스를 올리다보니 저멀리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나둘 따라잡으며 올라가는데, 이눔의 길이 끝이 안보이네

경사도가 심한곳은 없지만, 정말 길기도하다.

참가자중 여성라이더가 생각보다 많다.

그런데 하나같이 잘탄다. 

감탄을 하면서 올라간다.

반성 많이해야겠다.

갈림길에는 꼭 행사요원분들이 서있고, 차량이 진입할만한곳은 행사요원분들이 차량을 통제하고계신다.

공단에서 진행하는 대회라 그런지 정말 협조가 잘 이루어진듯하다.

도로통제등 대회진행은 정말 절로 감탄이 나올만큼 깔끔하다.

중간중간 통행해야하는 차량은 모아서 컨보이차량이 붙어서 사이렌울리며 중간중간에 통과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구경 자전거구경 경치구경 하다보니 해발 850m 표지판이 보이고 저수령정상이다.

정상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안양방의 말썽이님

한동안 자전거 안타시는듯 하시다가 최근에 다시 운동 시작하셨는데, 실력은 여전하셨다.

물보충을하고, 콜라와 바나나로 보급을한다음 종웅잉가 올라오길 기다린다.

한참을 기다려도 종웅이 모습은 보이지않고, 

보급지에 사람들은 한그룹씩 내려가고 또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진다.

좀더 기다리고있으니 흘린땀이식고 정상에서 바람맞고 있으니 점점추워져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내려갈때 같이 뭍어갈까 싶어서 같이 내려간다.

차량통제도 잘되어 차량걱정도없는데다, 급한 코너도 없어서  속도계상 70을 넘나들며 시원하게 다운힐을 즐긴다.

내리막이 끝날무렵이 되어가니 앞에 사람들이 안보인다.

혼자 가야하나 싶었는데, 팀인것같은 두명이 훅 치고나간다.

떨어지면 혼자가야한다는 생각에 기를쓰고 뒤에 붙었다.

처음 한분이 끌다가 빠지면서 같이 로테이션을 돌아야지 하고 나갔는데,

한참을가다보니 그 두명마져도 안보인다.

무조건 앞만보고 달리는데, 저만치 세명이 로테이션 하면서 달리는게 보인다.

그앞에는 또다시 네명이 로테이션으로 달리고...

세명이 로테이션하면서 그앞 네명그룹에 필사적으로 붙으려고 하는것처럼 보였다.

나도 일곱명이 로테이션 돌기전에 저 세명한테 붙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런데 세명이서 돌리는 로테이션을 따라가기가 너무나 버겁다.

다리도 슬슬 무거워질무렵 앞의 그룹앞에 차가한대 나타난다.

우회전하는차량 덕분에 앞그룹이 속도가 죽으면서 일곱명이 합류하고

나도 이때다싶어 기를쓰고 달려서 붙었더니, 아까 정상에서 만났던 안양방 분들이다.

서로 아는얼굴들 만나니 로테이션도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때부터 광란의 질주가 시작되었다.

하늘은 슬슬 먹구름이 몰려오는듯하다.

비오면 안돼는데... 아직 죽령이 남았는데... 죽령 다운힐을 어찌하나... 걱정이 앞선다.

뭐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는거고 단양까지 신나게 달린다.

안양방에 여성분 은애님이 같이 계셨는데, 많이 익숙한 등번호이다. 7271

아까 옥녀봉 오를때도 많이봤던번호, 저수령 오를때도 지나치며 봤던 등번호

여성분도 저렇게 잘달리는데, 반성 많이 해야할듯 싶다.

단양을 돌아 널찍한 4차선도로로 접어든다.


슬슬 오르막이 시작이돼고 저만치 먼저 갔던분들이 하나둘 자기페이스에 맞춰서 오르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나도 다시 내 페이스대로 죽령을 오른다.

아까부터 찌푸리고있던 하늘은 슬슬 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바닥에 한두방울씩 젖어있던 바닥이 촉촉하게 젖는다.

세번의 업힐중 가장 완만한 경사의 업힐이지만, 이미 두번의 업힐에서 힘을 소진한뒤라 힘든건 마찬가지

거기에 빗물에 젖으니 체력은 더 빠른속도로 빠져나간다.

빗줄기는 점점 강해지더니 이내 바닥에 빗물이 흐른다.

몸도 마음도 이미 지칠대로 지쳤지만 앞사람들 하나둘 따라잡는 재미로 죽령을 오른다.

그렇게 한명 두명 따라잡다보니 저만치 산중에 우뚝솟은 굴둑이 보인다.

죽령터널 환풍구다. 아~ 이제 어지간히 올라왔나보다. 

조금만 가면 되겠지 하고 다시 페달에 힘을 싣는다.

슬슬 경치도 보이긴하는데, 떨어지는 빗방울 덕분에 썩 감격적이지는 못하다.

그렇게 조금더 올라가니 3키로 남았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렇게나 올라왔는데도 아직 3키로가 남았다는거야? 

길기도하다. 오늘 업힐은 원없이 하고 가는구나.

그렇게 죽령 정상에 다가올때쯤돼니 저기 대회사진 찍어주시는 분들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좀더 짜내서 드랍댄싱을... 설정샷이든 뭐든 좀 멋있길 바라는맘으로... ㅋㅋㅋ

정상에서 물 보급을하고 쵸코파이하나 까먹고나니 슬슬 다운힐이걱정된다.

이거 브레이크 쭉쭉밀리는데, 어찌내려갈까 걱정하는데 안양방분들도 다 올라오셨다.

그렇게 다시 합류하여  구불구불 죽령길을 내려간다.

브레이크는 꽉잡고 25-30정도를 유지하면서...

비에 젖고 다운힐바람 맞으니 몸은 으슬으슬 춥다.

그런데 그와중에도 울긋불긋 곱게 물든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업힐때는 북쪽사면이라 그런지 그렇게 단풍이 곱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길 중간중간에 차세워놓고 단풍배경으로 사진찍는사람들도 여럿 보인다.

그렇게 다운힐을 마치고 안양방분들과 합류하여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중간에 공사중이라 바닥에 흙이 떨어져 있는 구간이 있는데.....

에라 몰라.... 이미 흙에 모래에 다 더러워졌는데 뭘 신경써...

다시 안양방 분들과 로테이션으로 신나게 달린다.

아까 저수령내려올때보다 멤버가 더 추가되었다.

신나게 달린다. 우중라이딩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신나게...

그렇게 목적지인 동양대학교까지 왔을때 다리는 더이상 돌아가지 않았다.

겨우겨우 골인지를 들어가고있는데, 안양방에 은애님 신이나서 골인지를향해 어택~!!!

우와~~!!!

들어오니 먼저 들어온 환이가 반겨준다.

버스에 허락없이 승차해도 흔쾌히 태워주신 안양방분들께 감사의 인사를전하고

조금있으니 종웅이도 들어온다.

그런데 골인후 다리에 쥐나서 한참동안을 쥐를 풀어줬다.

자전거는 내가받고 환이가 부축하여 차량까지 이동한다.

잠시후 한택형과 효근이도 무사히 골인하면서 이날의 라이딩도 무사히 마친다.


전원 아무탈없이 즐겁게 대회를 마칠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훌륭한 코스와 깔끔한 대회운영해주신 KSPO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KSPO짱~!! 내년에도 꼭 참가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