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흘산에 빠지다.

2008. 12. 15. 23:29등산 이야기

지난번 금수산을 다녀오고나서 2주만에 다시 산을 찾았다.

이번엔 문경새재의 명산 주흘산을 찾기로 하였다.

가기로 했던맴버는 상근이와 종민이 나 이렇게 셋이다.

6시 기상하여 티비보면서 밍기적거리다가 씻고나서 어제 챙겨놓은 배낭을 들쳐매고 나간다.

아침공기가 쌀쌀하다.

7시가 다 되어 종민이가 좀 늦는단다.

공설 수영장내의 자판기에서 커피한잔을 뽑아들고 종민과 상근을 기다리다가 상근이에게 전화를해본다.

전화를 안받는다. 엇... ㅡㅡ;;;

좀있다 다시 전화를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종민이를 만나 출발하려는데, 기종형이랑 유상이 경만형이 공설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 청주에서 대회가 있는데, 같이 커피한잔하며 잘 뛰고오라고 응원한마디하고 종민과 둘이 주흘산으로 출발한다.

일요일 아침 청명한 날씨만큼이나 도로도 시원하게 뚫려있다.

38국도를타고 장호원을지나 감곡IC를 통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내달린다.

경북문경이면 두시간은 좀 넘게 걸리지않겠나 싶어지자 악셀을 밟은발에 힘이 들어간다.

한시간을 좀 넘게달린것같다.

연풍 문경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라 생각보다 가깝잖아

문경새재IC를 빠져나오자 거대한 암봉이 나타난다.

오~~~! 멋진걸. 하지만 좀 험할것 같아보인다.

암봉을 향해서 문경새재관문을 지나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확인해보니 거리는 대략 130km 소요시간 1시간반정도

규정속도 다 지키지는 못하고 살작 밟아줬더니 아마도 카메라에 걸렸으면 7만원짜리 딱지날라올 속도쯤...

(참고로 돌아오는 길에는 달리고싶어도 달리지 못했는데, 정확히 2시간에서 몇분빠졌다.)

경상도라는 선입견때문인지 멀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리 먼거리는 아니었다.

 

주차장에는 먼저 도착한 한무리의 산악회원들이 모여 간단한체조로 몸을풀고있다.

가방을 챙기고 조령제1관문까지 깔끔하게 포장된길을 걷는다.

바람이 좀 찬듯 느껴졌지만 1관문을 통과(09:50)하고 본격적인 계곡산행길로 접어들자 바람은 없고 등줄기에서 땀방울이 흐르는것이 느껴진다.

자켓을 벗고 티 하나만입고있어도 춥지않다.

오름길과 완만한길을 계속반복하면서 정상을 향한다.

고속도로IC를 빠져나오면서 보았던 거대한 암릉의산이라기에는 등산로도 잘되어있고 험하지도 않았다.

경사도 심하지도않고 첨보았을때는 약간 험하지않으려나 했었는데, 기우였나보다.

그렇게 8부능선을넘어가는데 조림수가 좀 특이하다.

 

보통은 소나무숲이나 참나무숲이 많은데, 여기는 물푸레나무로 조림되어있다.

아~~~!!! 어렸을적 학교다닐때 선생님들이 가지고다니던 물푸레나무 몽둥이... ㅡㅡ;;;

곧은게 잘 뿌러지지도않고 단단해서 선생님들은 좋아하지만 학생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물론 나야 모범생이라 많이 맞지는 않았다고 이렇게 예기하면 몇이나 믿어줄라는지... ㅡㅡ;;

암튼 그렇게 정상가까이가자 전망이 열리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고산준령들이 겹겹이 펼쳐진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를 않고 감탄사가 절로새어나온다.

전망바위에서 잠시 감상하고 발길을 재촉해 정상을 향한다.

1000고지가 넘어가자 바람이차고 한기가 오는것같다.

아까 오름길에서 벗은 자켓을 다시꺼내 입고 얼마가지않아 정상(주봉1076)도착한다.(10:40)

 

정상에 오르니 먼저 도착한 산악회분들이 열심히 정상석 인증샷을 날리신다.

정상석이 비기를 기다리며 주변을 조망하니 서쪽 속리산 방향은 첩첩이 쌓인 봉우리중에서 속리산을 골라내기가 쉽지가 않다.

 

남쪽방향을 조망하니 바로 아래에 문경시내가 보이고

저멀리 구름에 몸을가린채 얼굴만 희미하게 보이는 마루금이

지리 백리주능선쯤 되지않을까 짐작해본다.

 

동으로는 소백산의 봉우리가 선명하고

정말 이렇게 청명한날씨에 산에오른다는것또한 행운이다.

월악산은 몇번을 올라도 나에게 허락하지 않았었다. 비온날부터 황사 안개 항상 그랬다.

그렇게 주변감상을 하고있으니 정상석이 한산해진다.

  

 정상석에서 인증샷한번 날려주고 점심을 먹으려다 아직은 배가 덜고프기에 영봉근처에서 점심식사 하기로하고 영봉을 향한다.

영봉으로 향하는길은 능선길로 이루어져있는데, 볼에와서 부딛히는 바람이 꽤나차다.

모자를 쓰고 장갑도 목장갑에서 좀더 두터운장갑으로 갈아낀다.

 

 

영봉을 향해서 걷다보니 우측으로 거대한 암봉이 보인다.

좌측으로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월악산이다.

앞쪽의 거대한 바위슬랩으로 이루어진산은 포암산쯤 되는것 같다.

전에 갔을때는 바위가 많구나 했지만 멀리서 한눈에 바라보니 역시나 명성대로 바위산이다.

얼마를 더가니 영봉(1107)정상에 도착을했는데, 여기서는 산악회회원들이 봉우리를 점령하고 점심식사중이라 인증샷없이 바로 통과한다.

애초의 계획은 영봉에서 2관문쪽으로 하산하는 거였는데, 단둘이 걸었더니 속도도빠르고 아쉽기도하여 부봉까지 돌아보기로했다.

우리도 이젠 슬슬 점심먹을곳을 찾아야하는데, 계속 능선길이라 바람이 만만치않고 장소도 없다.

결국 월악산이 바라보이는 전망바위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하고 자리를 잡는데, 바람은 예외없이 불어재낀다.

준비해간 코펠과버너를 꺼내서 쫄깃쫄깃오동통통 너구리에 계란하나풀고 김밥과 궁합을 맞춰본다.

맛이 좋기는한데, 바람이 어찌나 불어대는지 젓가락질이 불편해 장갑을 벗은손은 얼고 몸은 부들부들 떨면서도 너구리를 맛나게 해치운다.

그리고 후식으로 따뜻한 커피도한잔...

잠시 숨좀돌렸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부봉쪽을 향한다.

이쪽코스도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지는 않는것같다.

 

종민이와 단둘이 한적한 산길을 걷는다. 살짝살짝 오름과 내림을 하고 돌기도하다보니 어느샌가 거대한 암봉이 자태를 드러낸다.

6개의 암릉봉우리가 있고, 이때부터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는데, 이것이 거의 유격수준이다.

몇미터씩 되는 직벽을 오르내리는데, 밧줄하나 딸랑이 고작이다.

 

첫번째 부봉에 올라섰다. 이또한 장관이다.

월악산이 조망되고 저멀리 주봉정상부터 우리가 넘어온 능선길을 돌아보니 꽤나 걸었다.

가장 우측의 봉우리가 꼬깔봉이고 뾰족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주봉 가장 높게 보이는 봉우리가 부봉이다.

정상부터 능선길 걷는동안 그렇게 불어재끼던 바람도 부봉에 올라서니 잠잠해지고 날씨는 봄날이다.

 

앞으로 우리가 진행해야할 봉우리들이다.

사진몇장을 남기고 다음봉우리를 향하는데, 등로 바로옆은 바위 낭떠러지이고 등로도 좁기만하다.

반대쪽에서 넘어오는사람 있으면 인사한번건네면서 지나기를 기다렸다 진행한다.

겁많은사람들에겐 힘든코스가 될것이다

 

 1~6봉까지 총 여섯개의 봉우리가 모두 이렇게 암릉으로 이루어져있다.

 

2봉으로 향하는길에 자리잡은 소나무

위쪽은 고사상태인데 아래쪽으로는 아직 푸르름을 잃지않고 꿋꿋이 버텨내고있다. 

 

그렇게 진행하는데 2봉은 정상에올라 조망하지 못하고 통과하게 되어있다.

유격유격하면서 2봉통과 3봉에 올라서니 지금까지 힘들었던게 용서가된다.

구름한점없는 파란하늘에 눈길 닿는곳까지 조망되는 맑은날씨에 빼어난 경치의 바위에 올라앉아있으니 그기분이 그만이다.

 

소나무사이로 선명하게 보이는 월악산

좌측부터 하봉 중봉 영봉이 선명하다. 

 

 4봉이 기대가된다. 3봉을 뒤로하고 4봉을 올랐지만 2봉처럼 4봉도 정상에서 조망없이 통과하게 되어있다.

아쉽지만 어쩔수없이 5봉을 향하는데, 등산로는 변함없는 유격코스다.

 

이렇게 밧줄만 딸랑있는 코스를 밧줄에 매달려 올라가고...

 

이렇게 밧줄하나에 의지한채 몇미터씩되는 릿지구간도 통과한다.

힘이들기는하지만 코스의 재미는 한층 더하다. 

목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으며 정상으로향하는 다리는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걸음이 무거워진다.

5봉 정상에서는 준비해간 귤과간식으로 영양보충을해주고 다라쉼을 하면서 6봉을 바라본다.

거대한암릉의 가파른사면을 오를걸 생각하니 절로 한숨이 나온다.

숨한번 크게 들이키고 6봉을향한다.

5봉을 내려와 6봉으로 가는 중간에 제2관문으로 가는 갈림길이있다.

6봉을넘어 진행하면 동화원으로 가는길 그리가면 거리가 한참 늘어난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다가 6봉은 그냥 올라갔다가 다시내려오기로 결정

 

6봉을오르니 이제는 슬슬 종아리가 당긴다.

오늘 걷기는 많이 걸었구나.

다시 6봉을 내려와 2관문을 향해서 하산길을 재촉한다.

 

 하산길에 바라본 부봉의 모습.

저 가운데 먼지 참 거슬린다.

바위길과 낙옆쌓인길을지나 한참을 내려오니 조곡관(제2관문)이다.

깔끔하게 정비된길이 3관문부터 1관문까지 이어져있다.

 

하나하나 소망을담고 정성들여 쌓았을 돌탑들

하나하나 돌들마다 어떤 소망을 담고 있을런지.

우리도 그냥 지나칠수는 없어 돌하나씩 올려주고 오려는데, 주변에 돌이 안보인다.

돌이란돌은 죄다 주워서 돌탑쌓는데 사용했나보다.

그래도 저만치에서 조그마한돌을 주워 돌탑에 끼워놓구 소망도 빌어본다.

무슨소망을 빌었는지는 비밀... ^^* 

 

깔끔하게 정비된길을 따라서 걷다보니 오늘 산행의 종점인 제1관문이다.

험한길 동행해준 종민에게 고맙구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산행마침에대해 한번더 고맙구

이렇게 청명한날씨와 더없이 좋았던 조망에 감사하며 오늘의 산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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