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태백투어 라이딩 (민둥산~벌문재~삼수령~함백산~만항재)

2013. 10. 29. 14:06자전거이야기

지난 추석때 고향에 다녀온 이후로 자꾸만 강원도 투어가 가고싶어 안달이 났다.

모처럼 쉬기로 한날...

강릉가기로 했었던 멤버가 여차저차 빠지게 되면서 강릉은 파토나고,

전에 꼭한번 가고싶었던 만항재 코스를 그려본다.

민둥산역 출발하여 지억산으로해서 벌문재, 삼수령, 함백산을넘어 다시 민둥산으로 돌아오는코스.

요즘 삘 제대로받은 티탄형님께 흘렸더니 덥석 물어주신다.

해서 임팩이랑 티탄형님이랑 셋이서 단촐한 투어가 결정되었다.

당일 임팩이가 차량을 못쓰는관계로 제수씨랑 단우가 새벽부터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

티탄형님께서 직접 임팩이를 픽업하러 안중까지 넘어간다.

대신 세상에 공짜는 없는법. 임팩이가 아침을 사는걸로 deal~~!!!

안중에서 6시반에 출발하게되어 대략 한시간가까이를 잃기는 했지만,

티탄형님의 화려한 운전솜씨 덕분에 중간에 식사도 느긋하게 하고서도 예상보다 많이 늦지는 않았다.

민둥산역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다들 경량화작업후에 열시즈음 라이딩을 시작한다.

오늘의 코스는 시작하자마자 800미터급 업힐부터 시작이다.

헉 시작부터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시작하자마자 풀이너로 기어털고 시작이다.

임팩이는 뭐 한달을놀고 팔부상이라더니 혼자서 부악부악 잘만 올라간다. bye bye~~!!!

난 티탄형님이랑 뒤에서 살랑살랑~~

조금올라가니 다시 정상적인 길이 나타난다.

가다보니 곳곳에 등산객물결이 엄청나다.

알고보니 민둥산 억새축제기간이다. 민둥산 역에도 개인적으로 오신분들도 상당히 많더라니....

단풍은 아직인듯하고 2주정도 더지나면 울긋불긋 이쁠듯하다.

완만한 경사를 한참 올라가다보니 경사도가 점점 올라가는듯하다.

경사도가 세어지면 정상이 가까워지는가보다 했더니 금새 정상이다.

그렇게 몸풀기로 정신없이 첫고개를 넘었다.

고개를 넘어 내려간곳은 몰운...

몰운대, 광대곡, 소금강 나 어릴적 소풍오던 곳인데, 이렇게 자전거타고 투어오니 감회가 새롭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지나니 화암면이다.

저쪽으로가면 내가 살던 고향집이 나온다. 비록 지금은 없지만...

하지만 우리의 코스와는 다른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고 벌문재를 향한다.

역시나 큰 경사도 변화없이 평균경사도 5프로 내외로 완만하게 쭉 이어지는 오르막길이다.

각자 페이스에 맞춰 만연한 가을을 느끼며 업힐을 즐긴다???

가을바람이 억새를 쓰다듬고 지나간다.

흐르는 땀방울도 닦아준다.

오를수록 수려한 경치가 펼쳐진다.

정말 경치는 고도에 비례하여 아름다운가 보다.

그래 여기까지 찾아와서 땀 흘리면서 언덕을 올라가는 이유지.

혹자는 몸을 왜 그리 혹사 시키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힐링이고 충전이다.

올라가면서 두눈에 가슴에 품은 풍경은 충분한 보상이된다.

벌문재 정상.







펼쳐진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바람도 풍경도... 

신나게 다운힐을 즐기고 하장에서 태백넘어가는길

중간에 간식으로 보급도 해주고 평지같은 완만하게 오르는길을 간다.

바람은 뒷바람이라 페달도 가볍다.

공기좋고 경치좋고 바람도좋고 물좋고 함께하는 사람까지좋으니 이보다 좋을수가 있으랴...

평지같았던길이 살짝 경사도가 올라가는듯하다.

아까부터 함께하던강은 점점 개천으로 줄어들수록 흐르는 물소리는 더욱 힘차게 느껴진다.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물길을 따라 계속 가다보니 검룡소 이정표가 보인다

대한민국의 젖줄 한강의 발원지...

한번 들러서 가고 싶었으나 오늘의 일정과 복장의 특성상 아쉽게 패스한다.

한참을 달렸더니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산꼭데기가 보인다.

설마 저기를 넘어가는건 아니겠지?

설마설마했더니 다행히도 그옆으로 돌아간다.




삼수령

그래도 표지석엔 해발 970미터란다.

기념사진 남기고 얼른 밥먹으러 태백을 향한다.

좌측으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고속다운힐중이라 아쉽게 눈에만 담고 지나친다.

중간중간에 공사구간이다. 이번라이딩 평점 99점중 1점 까먹은 구간이다.

다운힐을 마치니 바로 태백시내다.

태백시내에서 점심식사를한다.

식당에서 밥먹는데 메이져리그 챔피언쉽시리즈가 진행중이다.

류현진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기원하며 응원했지만 아쉽게도 졌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함백산 만항재를 향하여 출발...

시내를 벗어나니 바로 업힐 시작이다.

초입부는 4~5%에서 시작해서 본구간은 평균 9%정도로 대략 10키로정도... 

흐미 길기도 길다.

또다시 기어털고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태백시내가 저아래로 보인다.

또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산들이 하나둘 저아래로 보인다.

으쌰으쌰

아무생각없이 페달밟는다.

한참을 오르니 반대쪽에서 넘어오는 사이클그룹이 화이팅을 외쳐주며 지나간다.

나도 화이팅 외치며 한손을 흔들어주려 했는데, 하마터면 핸들털려 낙차할뻔....

낙차는 무섭지 않으나 샌푸형이 늘상 강조하던 

"발닿으면 첨부터 다시..."

가 무서워 겨우겨우 다시 올라간다.

저멀리 태백 선수촌이 보인다.

태백선수촌 선수들 선수촌 입촌할때마다 자전거로 입촌하라고하면...???? ㅋㅋㅋㅋ

선수촌이 저만치 보이니 다온듯하다

우와~~ 산이 모두 저아래있다. 이게 1300미터의 위엄~!!!

태백 선수촌을지나 함백산정상 갈림길에 들어선다.

저길 갈까말까? 가? 말어?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페달은 이미 함백산정상쪽을향해 가고있다.

조금 가다보니 이정도는 갈만하구만. 역시 오길잘했.....???

는건 아닌거 같고....

어지간하던 경사도가 갑자기 무시무시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싯팅따위는 개나 줘버려라.

댄싱으로 꾹꾹눌러도 잘 안눌러질만한 그런 경사도가....

저기만 돌면 괜찮아지겠지? 

그러고 기를쓰고 올라가보면 괜찮다....

고 생각했다가 다시 말문이 막혀버린다...

순간경사도 30프로가 무었.....

길은 다 깨지고 갈라져서 틈으로 주먹이 들어갈듯하고...

경사도는 말이 안나오는데, 올라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다든다..

여길 내가 올라가는게 잘하는걸까?

여길 로드로 내려올수 있을까?

브레이크 안들어 저 절벽으로 점프하는건 아니야? 으아~~~~

그러면서도 올라가고있는 나는 도데체....

이현도가 부릅니다. -우리는-

~~~~난 누군가 또 여긴어딘가 ~~~~

샌푸형의 첨부터다시가 계속 생각이 났지만 결국 발을 뺀다. 

여긴 로드가 올길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안장에 올라 꾸역꾸역 밟아보는데, 허벅지에 쥐가난다.

딱딱하게 굳어지는 허벅지를 달래며 좀더 기를 써보지만 결국 두번째 발을뺀다.

슬슬 걱정이된다. 여기를 어떻게 내려가지? 젠장....

그럼 끝까지 올라가서 내려가는차에 좀 실어달라고해볼까? 

그생각이들자 다시 다리가 돌아간다.

우워 15프로따위는 평지같다. ㅋㅋㅋ





해발 1,560m

대한민국에서 6번째 높은산. 함백산 정상. 

주변에 보이는 산 모두가 저만치 아래에 있다.

저 위에 함백산 정상 표지석이 보이는데, 가보고는 싶었지만 내려갈걱정에,

올라오고있을 사람들 걱정에 송신소 앞에서만 사진을 찍고 내려가기로한다.

이게 큰 후회거리가 될거라는 예감은 있었지만...

임팩이의 정상사진을 보기전까지는 실감은 안났다.

그렇게 겨우겨우 삼거리까지 내려오고 티탄형님과 임팩이도 내려오고 다운힐을 서두른다.

산속에선 금방 날 저무는데, 날저물기전에 민둥산역에 도착하려면....

만항마을을 지나고 좀더 내려오니 그늘속으로 들어가면서 기온이 뚝 떨어진다.

8도내외의 기온에 몸이 점점 굳어져간다. ㅡㅡ;;;

금방 도착하겠지 금방 도착하겠지 그래도 한참을 내려가네...

많이도 오르긴했나보다.

저기 동네가 보인다. 고한인가보다.

중간에 편의점 들러서 따뜻한 두유로 얼은몸좀 녹이고 물병에 물도 좀 채워서 다시 민둥산역을 향한다.

야트막한 내리막길... 맞바람이긴해도 속도는 잘난다.

로테이션으로 땡긴다. 고속 느낌 아니까~

그러다가 티탄형님이 치고나가 땡기시는데, 따라가야하는데, 다리가 안돌아간다.

그나마 임팩이뒤에 대롱대롱 매달려 겨우 붙었는데,

몇번을 더 돌고나니까 이번엔 임팩이가 반응을못한다.

얼른 나아가 붙이고 조금 더 달리니 민둥산역에 도착하여 이날의 라이딩을 마친다.

예상보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정말 좋았고 기억에 남을 라이딩이었다.

정말 좋았던 경치와, 함백산의 무지막지함과...

이날 이렇게 좋은 라이딩할수있게 함께해준 티탄형님과 임팩이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