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9 황정산열전

2007. 8. 20. 23:56등산 이야기

 

아침을 알리는 알람소리가 요란하다.

생각없이 손을 뻗어 알람을 끄고 몸은 늪에 빠지듯이 침대속으로 빠져든다.

그때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으니...

'아~! 오늘 산에 가는 날이구나...!!!'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6시 15분

전날 2시까지 마신술의 기운이 가시지않아 아직 멍~하다.

그나마도 두달만에 함께하는 산행이라 빠지지 않으려고 술자리가 길어지길래

도망나와서 망정이지 끝까지 남아있었으면 오늘은 시체놀이 할뻔했다.

 

몸을 추스려 씻고 나갈준비를한다.

어제밤에 술김에 가방을 챙기긴했는데, 제대로 챙겼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밥이랑 물만 있으면 그래도 다녀올수는 있겠지뭐.

일단 가방들고 집을 나섰다.

점심용 김밥을 사기위해 김밥집에서 두줄 사가지고 나오는데, 나에게 손짓 하는 분이...

히히~~~ 살모사님이시다.

항상 느끼지만 실제모습은 닉넴이랑 매치가 잘 안된다.

공설에오니 많은 분이 나와계셨고 이후로도 몇분이 더 오셨다.

그런데 가방에 매달린 산악회 표식만보고 울 산악회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절반은 다른산악회, 재질이나 색상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쉽상이겠더라는....

얼마후 황정산행 버스에 올랐다.

운전기사님 회장님 등대님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그리고 처음뵙는 회원님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뉴스에서는 토욜과 일욜 비소식이 있다고해서 걱정했는데,

회장님이 돼지실은차를 추월하는걸 보셔서 그랬는지 날씨는 최고였다.

도착했을때는 햇빛까지 내리쬐어 뜨겁게 느껴졌다.

 

에델바이스 공식 사진작가님 이장님카메라로 단체사진찍고 이내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오름길에 올라서자 바로 종아리가 땡기는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내 얼굴에선 땀방울이 맺히는가 싶더니 바로 턱선을타고 흘러내린다.

등줄기를타고 흘러내리는 땀은 셔츠를 이미 흠뻑 적신 상태이다.

어제마신술로 숙취가 채 가시지않은 상태라 그런건지

설악산 다녀온 이후로 음주문화에 너무 심취해서인지 체력이 받쳐주질 못한다.

그래도 위안인것이 여시님도 전날 나보다 더 드신상태로 비몽사몽간이신거다.

동지를 만난 기분에 좀더 힘을 내어본다.

얼마쯤 오르다 회장님께서 가방을 푸시는데... 이슬이...

'윽~~~! 별로 반갑지 않은...'

여시님은 쳐다보기도 싫으시다며 발걸음을 재촉하신다.

그렇게 오르다보니 동일토목님과 셋이다.

동일토목님과 여시님의 대화...

아직까지 귓전에서 맴도는것 같은...ㅋㅋㅋ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오르다 보니 전망바위가 나온다.

상태가 좋지 못하여 카메라는 꺼낼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잠시 쉴겸 카메라를 꺼내어 몇장 담았다.

 

 

 

봄부터 최근 산행중엔 전망은 최고였던것 같다.

황사다 안개다 비다 뭐다뭐다 해서 시야가 탁 트이는 산행을 해본게 언제였는지...

땀도 빼고, 숨도 돌렸고, 멋진 경치도 감상했겠다 슬슬 술기운이 가시고 컨디션 돌아온다.

숨도 고르고 사진도 찍었으니 다시 올라가 봐야지.

아침에는 정말 힘들더니 이제는 좀 여유가 생긴것 같다.

동물의 형상을 한듯한 바위를 배경으로 여시님 한장...

 

그렇게 여유를 찾은 발걸음은 처음보다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 오래지나지 않아 전날 선발대로 먼저 출발하신 윈드님을 만났다.

여기서 5분이면 정상이라며 올라가면 뜨거우니까 그늘에서 쉬어가라신다.

그러면서 한명두명 합류를 하는데, 여기저기서 이슬이를 꺼내신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나오는 각종 과일과 안주거리들...

'난 못먹어'

그런데 윈드님이 부르시더니 한잔을 건내주신다.

'이걸 먹어 말어? 에라 모르겠다.'

한잔 마셨는데, 어라 넘어 가네.

그러더니 여시님도 못먹는다 하시더니 잘 드신다. ㅋㅋㅋ

아까 올라오면서 하신말씀은...??? 아마도 내가 환청을 들었던듯.... ㅋㅋㅋ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산행 기분도 한층 up시켜 주었다.

정상부근 경치도 감상하고, 정상석에서 증거용 단체사진도...

 

 

 

 

정상을 지나 조금 돌아 내려오니 앞서내려오신 분들이 자리를잡고 점심식사를 하신다.

나도 도시락 꺼내들고 얼른 대열에 합류하여 민생고를 해결한다.

점심도 배부르게 먹고 과일로 후식까지 해결했겠다 날씨는 좋겠다

어디가서 낮잠이라도 자면 좋으련만 아직 갈길이 멀기에 아쉬움을 접어둔채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본다.

날이 더워 7부바지를 입고왔더니 시원해서 좋기는 한데, 신발에 잔돌이 자꾸 들어가서 신경쓰이게 한다.

그런데 정상까지 오는길은 별 어려움 없었는데, 이건 하산길이 더 힘들다.

올라가는것인지 내려가는것인지 오름과 내림의 반복이다.

이건 등산길도 아니고 하산길도 아녀.

 

설마 저산을 넘어가는것은 아니겠지?

그런데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했던가?

내려가는가 싶더니 다시 오름길의 연속이다.

게다가 암릉이라 쉽지많은 않다.

중간중간에 윈드님이 설치해놓은 화살표를 보며

이길을 거꾸로 올라가면서 이것들 챙기며 올라가셔서 넘어갔다가 다시 내려오시는 것이여?

대단대단...

여시님 말씀을 빌리자면 '사람도 아녀' ㅋㅋㅋ

그래도 시원한 조망은 힘들었던것을 잊게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지막 전망바위까지 왔다.

막힘없이 시원한조망

저멀리 연화봉도 보이고 소백산의 능선자락과 파란하늘에 흰구름은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것 같았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

난 오르막보다 내리막길이 더 싫어.

올라가는건 걸어가고 내려갈때는 케이블카타고 내려갈수는 없나? ㅋㅋㅋ ㅡㅡ;;;;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면서 하산

한참을 내려오니 임도가 나타나고 어디서 많이 본듯한 차량이...

경기40***** 평택차량이다.

돌아서니 바로아래 도로가 나타나고 버스가 보인다.

이야 다내려왔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은 시원스레 흐른다.

여벌옷도 준비해왔겠다 망설임없이 바로 계곡으로 뛰어들었다.

흐미 시원한거....

올여름에는 바닷물에도 담궈봤구 계곡물에도 담궈봤으니 피서는 제대로 했다.

물놀이를 마치고 타이거님께서 준비해주신 닭갈비까지

이렇게 아쉬운 황정산 산행은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