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4. 22:33ㆍ등산 이야기
밤부터 내리던비는 아침이 되어도 그칠생각이 없나보다.
평소보다 30분 일찍출발한대서 일찍일어나는것도 갈등하게 하는데,
거기에 비까지 내리니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갈등 무쟈게 때린다.
이번 산행지는 부석사로 유명한 영주의 선달산.
내심 부석사쪽으로 산행코스를 잡기를 바래고 있었는데, 그럼 에델에선 첨으로 선두와 함께 산행해볼 작정이었다.
일찍내려와서 부석사 구경도좀 하고....
그런데 코스사 다른쪽이라 실망감도 없진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못간거 추석전에 다시한번 가볼생각인데, 비까지내린다.
정말이지 갈등 무지하게 때린다.
버스탑승 40분전.
지금은 일어나야 씻고 나가면 버스탈수 있는데...
예약은 해놨으니 안가기도 뭐하고 비도오는데 가기도 뭐하고...
'에라 모르겠다. 비많이 오면 안올라가고 밑에서 놀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결국 집을 나선다.
적지않은비가 꾸준히 내리는것이 쉽게 그칠것 같지는 않다.
사람들 별로 없을것이라는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사람들이 산행에 동참했다.
정말이지 대단한 출석률...
제천을지나 단양휴게소에 들렀을때는 다행히도 비는 거의 그친 상태였다.
이정도라면 산행하는데 무리는 없을것 같았다.
버스는 풍기나들목을 빠져나와 선달산을 향한다.
비도 다 그쳤고 열시쯤이면 선달산 도착해서 산행시작할수 있을것 같았다.
버스가 부석면으로 접어들고 목적지를 10여키로미터 앞두고 예기치못한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버스 팬밸트가 나가버렸다.
에어컨밸트 하나와 팬밸트가 끊어져 수리전엔 더이상 갈수가 없는 상황이다.
운영진에선 긴급회의가 소집되어 어떻게 할것인가 열심히 상의중이다.
결론이 난것같다.
다들 배낭을 꺼내어 메고 신발끈을 조인다.
얼마후 커다란 화물차가 오는데, 누군가 손짓을 한다.
핫 회장님...
결론은 소정의 기름값을 지불하고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기로 하셨단다.
대략 서른명정도는 화물차 뒷칸에서 시원한 바람맞으며 목적지로 이동했다.
그리고 남은 몇몇은 버스고장난곳 과수원 주인께서 화물차로 태워다 주시기로 했다.
그런데 화물차가 돌려서 나오는것 같더니 한참이 지나도 안나온다.
아주머니께서 나오시더니 차가빠져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란다.
상황이 이쯤이면 대략난감.
그래도 사람들이 많으니까 밀어보기로 한다.
상황을 보니 밀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결국 여럿이 트럭을 들어보기로...
헛.둘.으랏차 헛.둘.으랏차 몇번을 힘쓰니 차가 움직일정도는 되었다.
그렇게 과수원 주인아저씨의 도움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할수 있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던가?
낭패볼뻔했던 사건이 추억거리 하나더 만들어 준 셈이 되었다.
산행 들머리에서 생리현상 해결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비가 많이오기는 했지만 심하지 않아서 생각보다 길도 질척거리지않았고,
계곡의 물소리는 시원하게 흐르고, 등로도 먼지가 나지않아 좋았다.
앞서출발한 사람들과 시간차가 꽤나 있기는 했지만,
보아하니 다들 만만치않은 체력을 과시하는 분들이라 걱정은 없었다.
비온뒤라 수량이 많이 늘어서 등로에까지 물이 흐른다.
시냇물도 건너고 돌계단 목계단을 오른다.
여시님 물건너는데 남자들이 손한번 안잡아준다고 인생잘못산것같다 하시는데... ㅡㅡ;;
상황으로 봐서는 여시님께서 남자들 버리고 가시고 남자들이 버려지지 않으려고 기쓰고 쫓아가는 형국인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여시님 앞으로는 그런소리 하지 마셔요.
얼마쯤 갔을까?
물소리님, 살모사님 그리고... 먼저 출발한팀 후미를 만났다.
그렇게 정상을향해 오른다.
조망이 훌륭한 산을 오르는 재미도 좋지만 녹음이 우거진 육산을 거니는것도 또 다른 맛이다.
처음엔 소나무와 잣나무가 많이 보이더니 이후엔 참나무 숲으로 바뀌었다.
오를수록 안개가 자욱해지더니 비가 오는가보다.
얼마나 왔을까? 시간을 보아하니 12시 반이 다 되어간다.
중간에 크게 지체하지않고 걸었으니 정상에 도착할때가 되어가는데...
예상대로 얼마가지않아 정상이 보인다.
정상 바로전 나무밑에서 먼저 도착한팀이 식사를 하고 계신다.
정상은 비가와서 식사하기 힘드니까 숲 나무밑에서 식사를 하기로하고 자리를 편다.
라면을 끓이고 가져간 김밥 그리고 다른분들이 준비해오신 반찬들로 배를 채웠다.
내가 원래 라면을 안좋아하는데, 산에만오면 라면이 왜 이리도 맛있는건지...????
맛있는 점심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산행을 준비하는데, 다들 우비를 꺼내입으신다.
나도 준비해간 우비를 꺼내서입고 채비를했다.
삼성이장님 카메라앞에서 정상 증명사진찍고 박달령으로향한다.
가다보니 비도 별로 안오고 걸리적거려서 우비를 벗어서 가방에 넣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내가 제일 후미인가보다.
물소리님, 윈드님과 함께 셋이서 후미에서 이야기하면서 걷다가 윈드님이 무엇인가 발견했다.
싸리버섯이라고하는데, 나는 뭐가뭔지 알수가 있어야지. ㅋㅋㅋ
주변의 싸리버섯을 따서 주머니에담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앞서간분들이 휴식을위해 모여서 쉬고계신다.
그런데 윈드님이 기껏 따온 버섯을 버리신다.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다들 아니라고해서 아닌것 같다고....
전형적인 육산으로 험한지형은 없이 완만한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가끔 살짝살짝 오르기도 하면서 걷다보니 저만치 커다란 돌비석이 보인다.
박달령이다.
그런데 웬 자동차가 몇대 올라와있다.
안양고등학교싸이클선수단???
빈물병 잔뜩 쌓여있는걸보니 산악자전거 행사가 있었나보다
기념사진한장 찍고서 박달령을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정성껏 준비해오신 뒷풀이음식을 맛나게 먹구선 평택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조금 오다보니 밖에는 다시 비가 뿌리기 시작하는데, 오늘산행은 정말 운이 좋았던것 같다. 여러가지로...
이렇게 추억하나를 더 만들고 다음산행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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